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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부터 시작한다고 하던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12월 20일부터인가 내부적으로 공지가 나돌고 물류터미널에 슬슬 네이버 풀필먼트 박스와 'N보장' 송장이 보이길래 곧 시작하나 보다 했는데 해가 바뀌고 정식 공지가 어플과 통합 물류 프로그램인 N플러스를 통해 내려왔습니다.
바야흐로 이커머스 판에서 쿠팡과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의 한판 승부가 시작되는 듯 합니다



반대로 쿠팡은 자회사인 쿠팡CLS로 배송 관련 인력을 모두 전환시키고 전투력을 집중하고 있지요. 이미 물류판에는 올해 중순부터 쿠팡도 일반 집화를 통해 집화전쟁을 시작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냥 소문일리는 없지요. 이렇게 양쪽 회사가 서로 본진을 치는 전면전을 시작하니 서로 목숨 걸고 하는 전쟁이 아니겠는가 싶습니다. 이커머스 판에서 이미 절대강자로 자리매김에 성공한 쿠팡으로서는 자회사인 쿠팡 CLS가 정상화되고, 전국의 백여 개 풀필먼트 센터와 배송 터미널 투자를 완료한 시점에서 다른 먹잇감을 찾아 일반 택배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반대로 일반 택배시장에서 점유율이 50%에 육박한 대한통운은 이미 후발주자로 메가허브 신설까지 완료하고 따라붙은 한진과 롯데를 상대로 제 살 깎아먹는 싸움을 하는 것보다 네이버와 손잡고 이커머스 판으로 뛰어들어 쿠팡 앞마당에 탱크 몰고 들어가 시즈모드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3년 1월 1일부로 CJ 대한통운 택배 집화 판가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택배판에서 100원의 차이는 어마어마한 차이인데, 대한통운은 이번 인상을 통해 중대형 상품으로 갈수록 운임상승폭을 크게 올리는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당장은 대형고객사는 물론이고 특히 중대형 상품을 발송하는 고객사를 상당수 잃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이미 타 택배사는 이번에 따라서 판가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되려 판가를 낮춰 CJ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고객사를 흡수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제가 속한 지사에서도 이미 그런 움직임으로 비상이 걸린지 오래입니다. 월 수만 개 수준의 대형 고객사가 떨어져 나가면 지사 매출도 휘청일 수밖에 없어서 수도권이 아닌 지방 지사들은 이런 판가인상에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저는 CJ 대한통운의 택배판가 인상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측컨대 이번 판가인상은 단순한 택배비 정상화라는 명분을 넘어서서 이번에 시작된 이커머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배송신뢰도, 즉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케파를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한통운으로서는 물류터미널과 간선에 여유를 확보해야 본격적으로 쏟아져 들어올 네이버 풀필먼트 상품들을 원활하게 배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중대형 상품의 판가를 크게 인상하여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어차피 이익률에서 손해를 보고 있던 대형 상품을 떨구어 내어 여유를 확보하는 것은 상당히 영리한 전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연초 CJ대한통운 택배물량은 고객사 이탈로 다소 감소하겠지만 머지않아 NFA를 통해 확보된 물량으로 회복될 것이라 추측해 봅니다.

판가인상으로 크고 작은 고객사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배송량의 감소를 우려하는 택배기사들이 있는듯 한데 저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도리어 물성은 더 좋아질 것이니 장기적으로 득이 될 일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다만 도착보장 상품은 VIP핵심고객사와 동일한 수준의 당일배송 기준이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기에 배송에 있어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 우려스러운 것은 판가인상과 NFA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고객사가 이탈 내지 이동하면서 기존에 집화를 하던 집배점과 기사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영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격변하는 택배판에서 이제 기사들도 세상 돌아가는것에 좀 더 신경 쓰고 향후 물류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고 공부하며 예측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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